[2000년 3월, 리니지를 뒤흔든 ‘세금 반란 사건’]
[2000년 3월, 리니지를 뒤흔든 ‘세금 반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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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팝리니지에는 분노 가득한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게 나라냐, 성 세금 25% 실화냐?”
글을 쓴 유저는 켄트 성을 점령한 혈맹이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글은 단 몇 시간 만에 팝리니지 메인 게시판 최상단을 차지했고, 수많은 유저들이 댓글로 자신의 억울한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물약 하나 사는데 세금이 더 비싸다”, “헌데 아무도 성을 되찾으려 들지 않으니 더 화난다” 등 불만의 목소리는 폭발적이었다.
문제의 혈맹 ‘검은 칼날’은 전투력은 물론, 외교력까지 뛰어나 아무도 건드리기 어려운 강자였다. 이들은 세금을 25%까지 끌어올리며 상점과 거래소 수익을 독점하고 있었고, 유저들은 점점 경제적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유저들은 팝리니지를 통해 반란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무세 동맹을 결성하자”, “검은 칼날을 밀어내기 위한 연합전 필요”라는 글이 이어졌고, 몇몇 혈맹이 중심이 되어 연합 결성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심지어 누가 연합의 대표를 맡을지 투표까지 이루어졌을 정도였다.
당시 팝리니지에는 ‘세금 지도’라는 제목의 이미지 게시글도 올라왔다. 이는 성별 세율과 지역별 영향을 시각화한 자료로, 많은 유저들이 이를 참고하며 전략을 세웠다. 팝리니지는 이 시기 완전히 전략 포럼처럼 기능하며, 리니지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3월의 어느 날 밤, 무세 동맹이 켄트 성을 향해 진격했다. 연합된 세 혈맹이 동시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충돌이 벌어졌고, 전투는 약 1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관전하던 유저들도 주변 언덕과 숲에서 이를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팝리니지에 상황을 중계했다.
결국 켄트 성은 무세 동맹의 손에 넘어갔고, 새로운 혈맹 ‘은빛 연합’이 성을 점령하게 되었다. 그들은 즉시 세율을 0%로 설정하며, “유저의 경제는 유저가 지킨다”는 선언문을 팝리니지에 공개했다. 이 글은 리니지 역사상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게시물 중 하나가 되었고, 댓글에는 “이게 진짜 민주주의지”, “리니지 혁명 성공”이라는 말이 이어졌다.
이 사건 이후, 세율 조정은 단순한 설정이 아닌, 커뮤니티와의 약속이 되었다. 성을 차지한 혈맹들은 정기적으로 팝리니지에 세금 사용 내역과 정책을 공개했고, 유저들은 이를 토대로 지지하거나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000년 3월의 ‘세금 반란 사건’은 단순한 전투를 넘어, 유저들이 함께 만들어낸 자율과 연대의 상징이었다. 지금도 팝리니지에서는 매년 3월이 되면 “무세 동맹의 날”을 기념하며, 그날의 의지를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그날을 처음 세상에 알린 것도, 마지막까지 기록한 것도… 역시 팝리니지였다.